(그날 저녘, 또다시 미닫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구라...?")

카무이"...나야."

("......")

(오늘도 피의 냄새를 잔뜩 뒤집어 쓴 카무이는 습관적으로 경직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나를 만나면 화를 내고, 상처입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그를 바라보면 묘하게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그를 향해 웃어보일 수는 없었다.)

카무이"카구라를 기다리고 있던거야 - ?"

("......")

카무이"그녀석, 아무래도 네가 맘에 든 모양이야."

(".......")

카무이"즐거웠어 - ? 카구라와 노는거."

(".......")

카무이"...나도 네 웃는 얼굴이 보고싶다 - ."

(".......")

카무이"네 목소리... 듣고싶어 - ."

(".......")

(나는 말할 수 없었다.)
(아니, 말하고싶지 않았다.)

카무이"있잖아... 나한테도 들려줘....... 네 목소리....."

("......")

카무이"카구라한테만 들려주다니, 너무해... 나... 너무 화가 나서..."

(".....?!")

(나는 카무이가 카구라에게 무슨 짓을 하진 않았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단지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충분히 누군가를 해칠 수 있기때문이었다.)

카무이"걱정마... 카구라를 탓하진 않았으니까 그녀석... 내 여동생인걸 - ."

(그의 말을 듣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카무이"내가 화난건 카구라때문이 아니라 바로 너때문이야..."

(어느샌가 카무이의 표정은 생기를 잃어버린 귀신처럼 변해 있었다.)

카무이"어째서 나한텐 안 들려주는거야 - ? 나도 듣고싶어, 네 목소리..."

(그는 손을 뻗어 순식간에 내 목을 조여왔다.)

("크윽...!")

카무이"이런 목소리가 아니라..."

(그 순간의 의미없는 발버둥은 오히려 고통만 더할 뿐이었기에)
(나는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카무이"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상냥한 목소리가 듣고싶어... 나... 이제 자신을 어찌할 수 없을만큼... 네 목소리가 듣고싶어졌어... 그러니까 들려줘... 부탁이야..."

(평소보다 더 강한 그의 악력을 견디다 못한 나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숨이 점점 부족해져가서, 이번에야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철푸덕 - .
단편집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