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나와 카무이가 처음 만났던 날의 기억.)
(그의 머리카락처럼, 그날은 유독 노을이 붉게 물들어 아름다웠다.)

엄마"어디엘 가는 거니!"

나"엄마, 나 저 애랑 놀래요 - ."

엄마"그만 집에 가서 밥 먹어야지."

나"으웅... 저 애랑 조금만 놀다 갈래 - ."

엄마"배고프지 않니 - ?"

나"고파 - . 하지만..."

(아이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 초저녘)
(놀이터 구석에 홀로 쭈그려 앉아 모래를 가지고 놀던 작은 소년)
(그의 첫인상은, 그러했다.)

나"저 애, 아까부터 혼자였는걸 - ... 쓸쓸해 보여..."

엄마"...그러네 - . 처음 보는 앤데, 이사왔나? 사이좋게 지내렴."

나"응! 가서 인사하고 올게."

엄마"그래, 그래."

(사실은, 그저 좀더 놀 수 있는 시간을 허락받기 위한 구실이었다. 그 소년은...)
(그 소년이 쓸쓸해보이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타다닷 - !

소년"......."

(내 그림자가 소년의 붉은 머리 위를 검게 물들인다.)
(소년은 모래 파헤치는 것을 그만두고, 살며시 고개를 들어올려 나와 마주보았다.)

나"안녕! 네 이름이 뭐야?"

소년"..........카무이..."

(나보다도 어려보이는 앳된 그의 얼굴은, 마치 한겨울에 내리는 눈처럼 새하얬다.)

나"나랑 같이 놀자!"

(그렇게 무작정 다가가는 나를, 그 소년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주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친구가 되었다.)

나"카무이는 어디서 살다 왔어?"

카무이"...........비밀..."

나"에? 어째서?"

카무이".........아빠가 말하지 말랬어..."

나"카무이의 아빠는 어떤 사람인데?"

카무이"........무서워..."

나"왜 무서워 - ?"

카무이".......강하니까..."

나"얼만큼 강한데 - ?"

카무이"...........아마도... 이 우주에서... 제일, 이 아닐까..."

(구석으로 시선을 흘기며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 말하는 그 소년)
(소년은 내가 맘에 들었는지,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엔 별 생각 없던 나도 그의 진실된 모습에 점점 동화되어, 그를 친구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단편집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