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방을 떠나, 서늘한 아침의 기운에 공허함을 달래며 터벅터벅 길을 걷는다.)
(내가 떠나는 순간까지도, 그녀는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어 있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휴식을 잘 취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어느덫 딱딱하게 굳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습관처럼 고치며 축 쳐져 있던 어깨를 곧게 폈다.)
(역시 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부토"여, 제독 - !"
카무이"이런... 아부토네."
아부토"뭐야, 그 반응은. 보통 사람과 마주치자마자 하는 호의적인 표현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 안 하냐?"
카무이"별로 - ♪"
아부토"...내가 말을 말지. 그보다 네녀석 지금까지 일 내팽겨치고 어디 있다 온 거야! 정말이지, 다들 정신 없이 일 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구만 어째서 네녀석 혼자 하이텐션인 건데! 어디서 슬렁슬렁 놀다온 거냐고! 이젠 좀 신분에 어울리는 책임감을 갖는 게 어때? 앙?!"
카무이"어따 대고 윽박을 지르는 거야, 부하주제에. 죽여버린다 - ?"
아부토"...이거 하나만은 알아줬음 하는데, 바보제독. 네놈에게 죽으나 과로로 쓰러져 죽으나 나한텐 그게 그거야."
카무이"하하핫, 아부토 이제보니 신경과민이구나? 조금은 쉬는 게 좋을 것 같다 - ."
아부토"쉬는 건 좋은데 신경과민이라니, 이건 과도한 피로야, 과도한 피로 - !"
카무이"큰일이네, 사소한 일에 쉽게 흥분하고 말이야. 내가 아는 한 아부토는 원래 이런 쪼짠한 녀석이 아닌데 - ."
아부토"괜히 비꼬는 소리 하지 말아줄래 - ?! 내가 누구 탓에 신경과민이 되었다고... 아니, 신경과민이 아니라 과도한 피로지만, 어쨌든 네녀석이 툭 하면 집무실에서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난 여자 만날 틈도 없고, 술도 못 마시고, 서류더미에 파묻혀 사느라 숨막혀 죽을 지경이라고 이 자식아 - !"
카무이"아침부터 여자 얘길 하면서 노총각히스테리라니, 정말 심각하네..."
아부토"뭐가 어째 - ?!"
부하들"큭큭..."
아부토"어이, 거기 - ! 웃지마 - !"
부하들"죄, 죄송합니다..."
카무이"아부토, 아부토, 진정해. 하루사메는 웃음의 자유가 있는 곳이라구 - ."
아부토"시끄러 - !!! 너따윈 딱 질색이야 - !!!"
카무이"그치만 난 아부토 좋아해, 일 잘하잖아 - ♪"
아부토"그러니까, 허구언날 그런 유쾌한 표정으로 어처구니 없는 소리 하지 말란 말이다 - !!!"
카무이"글쎄, 웃음은 자유래두 - . 아부토는 웃지 않는 편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 ."
아부토"뭐야, 그건 - ! 사람 갈구는 데 재미들렸냐, 너 - ?! 부탁이니까, 그런 불길한 대사 날리지 말아줄래 - ?! 그보다 빨랑 가서 일해 - ! 이번엔 안 놓친다 - !"
카무이"네 - , 네 - ."
(그녀에게는 웃는 얼굴만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해서, 우리들 사이에도 행복이란 걸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다.)
(그녀는 이런 나를 가증스럽게 여길지도 모르지만...)
(나는 자신의 웃음을 더이상 살인예법 같은 시시한 게 아닌...)
(그녀를 위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
(아무리 그녀가 나를 아프게 해도 참고 웃을 수 있다.)
(그리고 그녀도, 나를 따라서 웃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