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공간 안, 시곗바늘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카무이"............"

(그녀의 문 밖에 가만히 선 채,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한심한 고민에 빠진 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거리다 끝내는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버리는 일을 반복하는 자신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다.)

(도대체 무엇이 이리도 두려운 걸까...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미 지나 간 일은 돌이킬 수 없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똑똑똑 - .

카무이"저... 난데... 잠깐 들어가도 될까?"

(.............)

(끝내는 방 문을 두드려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불안함에 떨리기 시작한다.)

덜컥 - .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그녀는 침대 위에 누워 고이 잠이 들어 있었다.)

카무이"자고 있었구나..."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곁에 앉아 잠이 든 얼굴을 바라보며, 새근새근 들려오는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스 - 스 - 하고 들려오는 가녀린 그녀의 숨소리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 마음은 어느 순간 가슴 깊은 곳의 어두운 감정에 의해 일그러지고 말았다.)

카무이"..........."

(문득 내게도 그녀를 미워할 자격은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카무이".........."

(알고 있는데도, 어째서 이리도 겁이 나는 걸까.)

(자신의 어깨를 움켜쥐면 그때의 고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내게도 이렇게나 커다란 상처가 남아 있는데...)

(옛날도, 지금도 나는 이 사람이 이렇게 잠들어 있을 때가 아니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거나, 뺨을 어루만지거나, 하지 못한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사랑스러워서, 안아주고만 싶은데..)

(그녀가 눈을 뜨기만 하면, 내 몸은 자연스레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일에만 능숙하게 되어 버린다.)

(어째선지 모르게...)
다섯 번째 이야기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