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의 첫수업은, 별 무리 없이 지나갔다.)
(걱정했던 것 처럼 반 아이들은 나를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고, 수업시간도 매우 평온한 상태로 진행되었다.)
(대부분이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쨌든, 방과후 집에 돌아가게 된 지금 이 시간까지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상당히 다행인 일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좀전부터 묘하게 가슴 한 구석이 떨려온다.)
(자신의 가슴 한 구석에 손을 가져가 보면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어댄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이지...)

(어깨 위에 내려앉은 따스한 태양빛이, 오늘따라 매우 아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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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을 지나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문득 어디선가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침에 만났던 소년이 몇 명의 건장한 모교학생들에게 둘러쌓여 있다.)
(언뜻 봐도 불량해 보이는 그들은, 소년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듯 보였다.)

남학생1"아부토를 간단하게 때려눕혔다는 얘길 듣고 어떤 놈인가, 했더니만... 뭐야, 이건. 몸은 비실실해가지고, 얼굴은 꼭 계집애 같이 생겼잖아?"

남학생들"큭큭큭..."

???"...사람의 외모를 보고 이러쿵, 저러쿵하다니, 초면에 실례잖아 - . 게다가, 외모로 따지자면 너희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놈들 같은데, 아닌가?"

남학생1"뭐? 그게 무슨 뜻이야, 너 이 자식!"

???"본론만 말하자면, 난 아부토와 싸우지 않았어. 니들이 들은 것, 지금 학교에 나돌고 있는 소문은 다 헛소리야. 왠진 몰라도 다들 녀석과 내 사이에 싸움을 붙이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은데... 정작 본인들은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 없거든. 오히려 친구가 되었을 정도로 사이가 좋다구? 우리들."

남학생2"흥, 멋대로 떠들어대긴. 얘기 다 들었어. 너... 전학 첫날부터 선생까지 때려눕혔다며? 힘좀 쓴다고 까불지마, 자식아. 전에 다니던 학교에선 어땠는지 몰라도... 여긴 네가 되는대로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소란을 피웠다면 사과할게. 하지만... 지금 너희들이 조용히 하교 중인 날 붙잡고 이렇게 시비를 거는 것도, 충분히 학교에 민폐가 되는 일 아닌가, 싶은데. 이제 그만 길을 비켜주지 않을래?"

남학생1"싫다면, 어쩔거냐?"

???"글쎄, 그건 니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남학생2"호오... 이쪽에서 먼저 치고 들어가면 그땐 맞대응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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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아무래도 싸움이 난 것 같은데...)
(붉은 머리에 푸른 눈... 둘러쌓인 것은 아까 그 소년임에 틀림 없다.)
(얼핏봐도 불리해보이는 상황. 도와줘야 하는 걸까...)

터벅터벅 - .

(조심스레, 숨을 죽이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본다.)
(평소라면 길을 가다 우연히 불의를 마주쳐도 그냥 니자쳐버릴 나인데... 오늘은 어찌 될 일인지...)

남학생1"어디보자... 네녀석 이름이... 뭐랬지?"

남학생2"카무이, 라고 했어. 아부토녀석 말로는, 자기 반에 '카무이'라는 골치아픈 녀석이 들어왔다더라고."

???"골치아픈, 이라니. 아부토도 참, 친구들 앞에서는 입이 험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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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이, 라고 하는구나... 저 아이.)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까부터 뭐가 저렇게 즐거운 거지...?)
(저런 상황이라면, 보통 당황하거나 두려워하기 마련인데... 그러긴 커녕 너무 여유로워 보인다.)
(입가에 띈 미소... 그것이 그의 여유로움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
(싸움을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치고... 보통사람이라면 수적으로 열세한 상황에서 여유로움따위를 가질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래도 저 소년은... 현재와 같은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하나, 둘, 셋... 넷... 5:1이라니...")

(역시 이런 것은 옳지 않다.)
(여럿이서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괴롭혀선 안 된다는 것은, 초등학생이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집단폭력의 현장을 목격한 동급생의 입장으로서, 이럴땐 모두를 말리지 않으면 안 된다.)

다다다다 - .

(마음을 궂게 먹고, 소년과 불량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저어...")
네가 있는 그곳에는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