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구라 "왜 다시 왔냐 해."

카무이 "...바람을 좀 쐬러 왔을 뿐이야. 소란 피울 생각은 없으니까 안심해."

카구라 "오빠... 난 오빠에게 아무것도 안 바란다 해... 다만, 한 가지 진심으로 대답해주었으면 하는 게 있다 해."

카무이 "뭔데?"

카구라 "오빠는... 누님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거냐, 해?"

카무이 "...글쎄."

카구라 "진지하게 대답해라, 해!!!"

카무이 "카구라... 넌 이미 내 감정이 집착과 소유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카구라 "......"

카무이 "내가 무슨 대답을 한들 네 생각이 바뀌진 않아. 내 탓에 니가 상처 많이 받았다는 거 알아. 내가 하는 말 따위,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나 역시 네게 진실만을 말할 자신은 없고."

카구라 "이제와서 그런 말... 안 어울린다 해. 내가 원하는 건 내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 뿐이다 해."

카무이 "음 - ... 부끄러운데 - ..."

카구라 "이자식...! 그런거였냐!!! 사나이면 사나이답게 확실하게 말해라, 이 털뭉치녀석!!!"

카무이 "하하핫,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선머슴이 되버린 거야?"

카구라 "자꾸 딴소리 하지마라!!! 죽여버린다, 이자식!!! 역시 그런거냐 해?!!! 오빠의 가슴속에 사랑따윈 코빼기도 없는거냐 해?!!! 누님을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소유하고, 더럽히는 장난따윌 치는꼴은 죽어도 못본다 해!!!"

카무이 "...걱정마. 좋아하니까."

카구라 "앙 - ?! 그 시덥잖은 대답은 뭐냐, 해!!! 좀더 큰소리로 말해봐라, 해!!!"

카무이 "싫어 - . 여동생 앞에서 부끄럽게..."

카구라 "거참 답답해 죽겠다 해!!! 좋아한다는 말이 뭐가 그리 어렵냐 해!!! 이러면 누님이 불쌍하지 않냐 해!!!"

카무이 "이제 몰라 - . 난 이만 가봐야겠어. 아, 참..."

(카무이가 높게 뛰어올라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자리에서 작은 물체가 하나 팔랑거리며 떨어진다.)

카무이 "그래도 여자앤데, 신경좀 써..."

(이윽고 카무이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흩어져간다.)

카구라 "네 이녀석 - !!! 당장 돌아오지 못하냐 해!!! 니가 그러고도 남자냐!!! 꼬추를 잘라버리게 당장 일로 와라 해!!!"

긴토키 "...그거, 너한테 주는 거 같은데."

카구라 "응? 긴짱, 언제부터 거기 있었냐, 해?"

긴토키 "아까부터 있었습니다. 요 녀석아 - . 그렇게 큰소리로 떠들어대면 주민신고 들어오잖냐!"

카구라 "...이게 뭐냐 해?"
(바닥 위에 떨어진 반창고를 줍는다.)

긴토키 "흥 - ! 그래도 아직 개념은 남아있나보구만... 너무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야. 하아암 - ... 그니까 그만 자자, 좀."

카구라 "오빠..."

긴토키 "모기 들어오니까 문 닫고 들어와라 - ?"

카구라 "알겠다 해!"

(방안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멈칫 하고 하늘 위의 달을 올려다 보는 카구라.)

카구라 '역시 누님은 대단한 사람이다 해... 오빠를... 그 카무이를 이렇게나 바꾸어 놓다니... 나... 사실은 기대도 안 하고 있었지만... 이제 누님의 힘을 믿는다 해. 누님이 있으면 오빠도 조금은 우리들을 이해해줄지도 모른다 해... 그러니까... 해결사로 오라는 말은 취소하겠다 해... 조금만... 조금만 더 오빠의 곁에 있어주라 해...'
그날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