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만사에 의욕을 상실한 나는 그토록 원하던 외출을 삼가고 자신의 방에 갇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만난다던지, 밥을 먹는다던지, 물을 마신다던지...)
(평소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해왔던 모든 일들에 커다란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그러한 생각이 장차 혐오감으로 변해갔다.)
(그래서 그저 자신의 방 안 소파 위에 가만히 앉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며 자신의 몸이 점점 쇠약해져가는 기분을 느꼈다.)
(물론 카무이는 그런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고, 의사를 부르는 게 어떻냐는 아부토의 말에 그런 건 소용 없다며 이전보다 두 배, 세 배는 더 내게 신경을 써주었다.)
(하지만 무엇을 해도 내 식욕은 돌아오질 않았고, 그에 따라 몸무게가 한 없이 줄어들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끝내 오늘이 되어서야 카무이의 인내는 한계에 달했다.)
카무이"자, 이거 한 입만 먹어 봐."
(카무이는 가볍게 침묵을 깨뜨리며 바로 앞에 놓여 있던 푸딩을 한 수저 떠서 내 앞에 내밀었다.)
(물론, 나는 먹지 않았다.)
카무이"이거, 정말 맛있어. 그러니까 조금만 먹어."
(사실 내가 먹지 않는 동안 카무이의 얼굴도 많이 수척해졌다.)
(그건 그 역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증거로, 실제 그가 푸딩의 맛이 어떤지는 알 리가 없었다.)
(그는 단지, 어떻게 해서든 내가 음식을 먹어주길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
(알고는 있지만, 도무지 무언가를 입 안에 넣고 싶지가 않았다.)
(그가 내민 음식을 먹으면, 자신의 무능력함을 또 한 번 실감하게 될 것 같아서...)
(그의 도움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카무이"미안..."
(또다시 침묵이 맴돌던 그 때, 그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
카무이"너에게 의지가 되어야 할 내가, 이렇게 약해빠져서..."
(나는 그의 말을 잘 이해할 수가 없어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카무이"네가 날 완전히 떠나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이렇게 불안해지는 걸까..."
("..........")
카무이"정말이지, 한심해서 못봐주겠어...."
(그는 살며시 수저를 내려놓고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
...........
........
(나는 그대로 굳어서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나약한 건 어디까지나 나라고, 언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이런 고집을 부리는 건데...)
카무이"미안해... 정말..."
(그의 얼굴도, 나만큼이나 수척해졌다.)
(어쩌면, 나보다 더...)
거식증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