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는 그의 속박을 견뎌낼 수가 없다.)

(나는 그의 노크를 무시하고, 그와 대면하기를 일체 거부해가며 방 안에 틀어박혔다.)

(그러자, 카무이는 끝내 멋대로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와 나의 눈에 자신의 얼굴을 내비췄다.)

(마치, 어린아이 같은 저항은 그만두라는 듯 한 미소를 띄운 채.)

(".......")

네 방, 오랜만에 온다.

스탠드 새로 샀나보네? 옷걸이도 생기고...
난 아무리 작은 변화라고 해도 다 알 수 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의 방이니까.

사실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네가 지금 꽂고 있는 삔이 새로 산 거라는 것도 알고 있어.
너의 팔의 이유 모를 작은 흉터까지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그야... 난 너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니까.
니가 다른 누구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은 다른 누군가 너에게 무슨짓을 했는지 그런건 니 몸상태를 보면 바로 알 수있으니까.

나한테 의학적 지식이 있다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 하지만 괜찮아.
왠진 몰라도 기분으로 알 수 있거든.
감이라고 해야되나...?
기계같은 걸로는 절대 측정할 수 없는 마음 깊숙한 곳을 알 수 있으니까.

니가 누구를 생각하고, 누구를 바라보는지 눈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어.
지금처럼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는건 날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그렇지 않을 땐...
그러니까 니가 나 외에 다른 것을 보고 있을땐...
니가 누굴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되는 순간 머리 끝까지 뜨거운 열이 솟아올라.
그리고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아져.
'나만 바라봐주면 좋겠는데...' 그런 가벼운 질투가 아니야.
이성으로는 도무지 제어가 안 되는 엄청난 살인충동이 일어난다고. 알겠어...?

나도 내 자신이 그렇게 바뀔때마다 정말 불안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봐.
상대방은 죽여버리고 싶고 너는 너대로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고 싶어.
나 자신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그러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져내릴것만 같단 말이야.
그런 기분을 느껴.

넌 이해못하겠지만 나한텐 니가 전부니까... 난 지금 이대로 변하지 않고 널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고싶어.
그러니까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 나만을 바라봐줘. 부탁이야...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