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나 갑판으로 나온 나는 제법 오랜 시간동안 차가운 공기속을 돌아다녔다.)
(아무리 체온이 떨어져 몸이 얼어붙을 것 같아도, 방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느라 계속해서 주변을 둘러보며, 작은 틈새 하나하나를 전부 살펴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디에 가버린 거지...")
(잃어버렸달까, 눈을 떠 보니 그것은 어느샌가 내 품 안에서 사라져 있었다.)
("후우...")
(혹시라도 또 어딘가에서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자신의 손에 입김을 불며 몇 번이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 봐도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고, 함선이 워낙 넓은 터라 더이상 혼자서 찾아다니는 것은 무리인 듯 했다.)
(결국에는 나중에 카무이나 아부토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고서, 체념한 채 돌아서는 수 밖에 없었다.)
덜컥 - .
(그 이후, 습관처럼 카무이의 방으로 향하던 나는 복도와 그의 방을 잇는 통로이자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에서 소파 위에 멀뚱히 앉아 있는 아부토를 발견했다.)
("어, 아부토, 이런 곳에 있었구나...!")
(나는 그와 마주하자마자 그를 붙잡고 고양이가 사라진 일을 하소연했다.)
아부토"그래... 유감이네. 그보다, 나를 만나러 온 게 아닐 거 아냐? 얼른 제독한테 가 봐."
("유감, 이라니... 아부토는 고양이가 걱정 되지도 않아?")
아부토"별로."
("...........")
(이상하리만큼 차가운 그의 반응에 할 말을 잃어버린 나는, 하는 수 없이 그대로 그를 지나쳐 카무이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똑 - .
카무이"들어와 - ."
(노크를 하자, 카무이의 대답은 곧바로 들려왔다.)
덜컥 - .
(이윽고 방 안에 들어선 나는 평소와 같은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는 카무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품에 안겼다.)
카무이"왜 그래? 표정이 안 좋은데."
("고양이... 없어졌어. 왠지 아부토도 오늘따라 차갑고...")
카무이"그랬구나..."
(카무이는 자신의 어깨 위에 기대어 풀이 죽어 있는 나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안심할 수 있었다.)
(카무이는 평소와 같구나...)
(그리고는 고양이를 잃은 상실감을 달래기 위해,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 그러고보니, 밖에 아부토가 있던데.")
(문득 바깥에서 만났던 아부토를 떠올리며 내가 묻자, 카무이는 내게 잘 들리도록 고개를 조금 낮추어 대답했다.)
카무이"아, 내가 불렀어."
("그래...? 그런데 어째서 바깥에 혼자 있는 거야?")
카무이"그야, 내가 그러도록 시켰으니까."
("...?")
(의아한 마음에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지만, 그는 평소와 같은 웃는 얼굴을 돌려줄 뿐 더이상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
(평소라면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며 회의 같은 걸 하고 있어야 할 때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얌전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카무이"있잖아... 나랑 재밌는 실험 하나 해보지 않을래?"
(그 때, 문득 카무이가 입을 열었다.)
("재밌는 실험...?")
카무이"응. 가령, '인간은 얼마나 간지러움을 참을 수 있는지'라던가..."
("하핫, 뭐야, 그게 - .")
(그의 농담과도 같은 말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카무이"'인간은 얼마나 자신의 목소리를 자제할 수 있는지'라던가."
(그러나 그 다음으로 들려온 그의 말에는, 어째선지 웃을 수가 없었다.)
카무이"재밌을 것 같지?"
(말을 끝마친 그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나의 겨드랑이에 손을 가져가 내 몸을 간지럽혔다.)
("아핫, 하하핫, 그만해...!")
카무이"어때? 참을만 해?"
("아니... 못참겠어...! 와하핫...!")
(그의 손가락이 조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나는 크게 경기를 일으키며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카무이의 손은 내가 발버둥치지 못하도록 내 몸을 꽉 붙들고 있었다.)
("아하핫...! 하하핫... 카무이, 그만...!")
카무이"상당히 참을성이 없구나. 그럼... 이건 어때 - ?"
("으흣... 응...!")
(이윽고 그는 나의 입술을 덮쳐 거칠게 키스를 해왔다.)
(그와 동시에 소리가 새어나갈 입구를 차단 당해버린 나는, 단순한 웃음소리와는 조금 다른 소리를 내게 되었다.)
(어딘가 날카롭지만 그러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한 그것은... 마치 신음소리와도 같은 소리였다.)
("으웃...!")
(한동안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던 나는, 마치 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려는 듯 한 카무이의 힘에 잠시 몸에 힘을 빼고는 생각에 잠겼다.)
(카무이는 의도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리고 정상적인 사고가 돌아오고나서야 깨달았다.)
(이 방 문 너머에 있는 한 남자에게, 과연 지금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릴 것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