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걸.
지금 죽으면 난 시간에 묻혀 사라질 뿐이야.
아무도 내 이름따윈 기억하지 않겠지.
그 비참한 운명을 타파하기 위해서 아직은 좀 더 살고 싶어.
그리고... 난 내가 죽는 순간의 모습을 너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언제나 날 뜯어먹지 못해 안달이 난 녀석들이 세상에 널리고 널려서 말이지...
내 최후는 보나마나 짐승들의 이빨자국으로 너덜너덜해져서 상당히 추할 테니까.
너한테만은 마지막까지 이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
미움받는 게 싫어서 짓기 시작했던 웃음이, 나중에는 변화가 두려워서, 라는 이유로 바뀌었던 것...
너의 앞에서만큼은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쉽게 상처입었던 나...
잊지 말아주었음 좋겠어.
그러니까...
내가 죽는 날은, 나 스스로가 정할거야.
그 날이 오기 전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누군가에게 살해당할 일은 절대로 없을 테니까...
내 최후의 날까지 내 곁에서 참고 기다리던가...
내게서 해방되고싶다는 생각따윈 일찌감치 버려.
※죽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