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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또 어떤 말을 지껄이나 보겠다는 듯, 그는 입술을 굳게 닫고서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인간은 약해. 야토인 네가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부서져버릴만큼... 그런데도 왜 나 같은 거에 집착하는 거야...?")
글쎄... 집착에 무슨 이유가 있겠어?
딱히 생각해 본 적도 없어.
(어느덫 이런 상황에 지쳐버린 모양인지, 그의 목소리는 비교적 차분하게 들려왔다.)
(한 마디의 차가운 말은 아무런 힘도 없을 것 같지만, 그것이 수차례 반복 되면 그도 지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최근들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그의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이이상 하면, 난 부숴져버릴거야. 그리고 네 앞에서 사라지게 되겠지.")
...웃기지 마.
("인간은 약한 존재라는 걸... 너도 부정하지 않잖아. 이건 운명처럼 정해진 일이라구.")
...내게 그런 말을 해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란 거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딱히 너에게 놓아달라는 건 아니야. 내가 부숴져버리는 걸 지켜보느냐, 안 보느냐는 너의 선택에 달린 거니까. 그것으로 이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라면 내게는 오히려 행복한 거겠지. 내가 하고싶은 말은, 내가 야토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이런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 말아달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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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야토는 함께 할 수 없어. 인간은 야토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과도 같아.")
너무나도 가녀리고 연약해서 오히려 잡을 수 없는 존재...
인간도 마찬가지라는 거야...?
("그래...")
...잘도 지껄이는구나.
자신이 어떤 것에도 구속되지 않는 고귀한 존재라고 믿고싶은가보지?
현실을 잘 봐. 네가 발을 딛는 곳마다 내 소유가 아닌 곳이 없어.
넌 물과 같은 순수한 존재가 아니라 더럽혀질대로 더럽혀진 너덜너덜한 인형에 불과해.
쓸 데 없는 생각은 일찍이 접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얌전히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
(".........")
...오늘은 이만 가볼게. 조금 피곤해서.
(나는 더이상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방을 떠난 카무이의 발소리는 점점 멀어지다가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난 상관 없어... 잡을 수 없는 존재라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인간은 약한 존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