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식사를 거르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그에게 반항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이런 고집 부려봤자 힘들어지는 건 너뿐이야.
화가 난 건 알겠는데, 이제 그만 뭐 좀 먹어.
이러다 정말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 ?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네가 좋아하는 인간들을 만나러 갈 수 없잖아.
밥 먹으면 지구에 갔다오는 걸 허락해줄테니까 조금이라도 먹어, 제발.
정말 안 먹을거야? 기어이 내가 억지로 네 입을 벌려서 수저를 넣게 해야만 하겠어?
나도 가급적이면 너한테 거친 행동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스스로 무덤을 파는 바보 같은 짓은 그만해.
자, 얼른 나랑 같이 밥 먹으러 가자.
내가 미운거라면 이렇게 등돌리고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아무 소용 없으니까 차라리 날 때리던지, 도망을 가던지 해.
그러려면 일단 뭘 좀 먹어야 할 것 아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런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 그래 - ?
(".........")
이젠 나랑 말도 섞고싶지 않나보구나...
아무래도 좋으니까, 밥만 좀 먹어줘.
정말 쓰러지기 전에, 이렇게 부탁할게.
("..........")
...알았어. 끝까지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다, 이거지?
와락 - .
(이윽고 카무이는 내 몸을 번쩍 들어올린 후 내 의사와는 상관 없이 식사를 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눈 앞에 펼쳐진 수 많은 음식들)
(식탁 위에는 확실히 내가 평소에 즐겨 먹던 것들 뿐이었다.)
어때, 맛있겠지 - ?
마지막 기회야, 고집 그만 부리고 어서 먹어.
안 그럼 내가 먹여줄 테니까.
(".........")
(나는 가만히 의자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고 그저 멍하니 식탁 위만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수저를 들어올려 가까운 곳에 놓인 그릇의 음식을 한 스푼 떠낸 뒤, 나를 향해 내밀었다.)
맛 없으면 뱉어. 이걸 만든 녀석을 당장 죽여버릴게.
너의 입 안을 더럽힌 무능한 요리사따윈 살려둘 가치가 없으니까.
(".........")
(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일단 한 입만 먹어봐.
자... 아 - 해.
(".........")
그러고보니, 음식은 맛 뿐만 아니라 외형이나 풍기는 냄새도 중요한 거였지?
먹고싶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돼.
("...........")
(문득 돌아본 카무이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잔학함으로 가득한 그의 파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손과 발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두 눈을 꼭 감고서 마른 침을 삼켜낸 뒤, 그가 내민 음식 앞에서 입을 벌렸다.)
(이윽고 음식의 강한 향신료가 입 안에 한 가득 퍼져오기 시작한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자극이었던 탓인지, 머리가 몽롱해지면서 속에서부터 역한 기운이 끓어오른다.)
어때 - ? 맛있어?
(".........")
(나는 애써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을 삼켰다.)
(과거의 수도없이 거부당했던 기억때문일까, 이윽고 나를 바라 보는 그의 눈동자가 행복이 넘쳐흐르는 듯 한 황홀함에 젖어든다.)
다행이다... 내가 좀 더 먹여줄게.
자, 아 - 해.
(".........")
(먹고싶지 않지만, 먹는 수 밖에 없다.)
어서 먹어 - . 너의 먹는 모습이 좀 더 보고싶어 - .
(부당한 희생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