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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를 확실하게 들었을 텐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의 뺨에서 흘러내리는 새빨간 피를 손으로 닦았다.)
("...?")
(문득 그의 푸른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친다.)
그 살인마에게서 도망치지도 못하고 붙들려 사는 기분은 어때...?
(그는 어딘지 모르게 오싹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무서워?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 그것도 아니면... 수치스러운가?
(".........")
혹시... 이런 상황에 흥분이라도 하는 거야?
나한테 상처입어가면서까지 구속을 당하는 게 즐겁다던지...
(순간 가슴으로 울컥, 해버린 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손을 높이 들어올려 그의 뺨을 향해 날렸다.)
덥썩 - .
(그러나 그러한 몸부림이 그에게 통할 리 없었고, 내 손은 그에게 붙잡힌 채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놔...!")
널 놓을지, 말지는 언제나 내가 결정해. 건방지게 내게 이래라 저래라 떠들어댈 틈이 있으면 그 종잇장 같은 목숨을 조금이라도 더 연명하기 위해서 니가 내게 어떻게 굴어야 할지나 잘 생각해 봐."
(".........")
(그에게 있어서 나는 굴러다니는 먹잇감, 그 이하.)
(그의 앞에서는 힘 없이 무너지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생각 안 해봤어?
네가 차가운 말을 내뱉을 때마다 내 안에 쌓인 증오가 다른 인간들을 죽이는 것으로 해소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뭐...?")
실제로 그렇다면 어쩔래 - ?
내게 그러듯 자기 자신을 미친 듯이 저주할 거야 - ?
("이런 나쁜...!")
(나는 아직 자유로운 채로 남아 있는 나머지 손으로 있는 힘껏 그의 뺨을 쳤다.)
짝 - .
..........
(그에게 딱히 피하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몰라.
(그는 고개가 모로 돌려진 채 말했다.)
("...?")
인간의 아픔 따윈... 몰라. 느껴 본 적도 없고... 그런 나한테 너희들이 느끼는 죄책감 같은 걸 기대해본들 소용 없어.
(".........")
넌 인간을 사랑해. 인간의 남자를 원해. 야토인 내가 어떻게 하면 너의 기준에 맞을 수 있을까...?
(나는 순간 입을 다물어버렸다.)
좀 더 상냥하게 웃어볼까...? 인간처럼 약한 녀석들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눈물을 흘려볼까...? 불필요한 짐승의 귀와 꼬리따윈 싹둑 잘라버리고 인간인 척 해볼까...?
("..........")
어차피 난 인간이 될 수 없어...
무슨 짓을 한들 너에게 나란 존재는 야만하기 짝이 없는 천인일 뿐이야.
...날 더러 뭘 어쩌라는 거야.
도대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바꾸라는 거야...
애당초 난 이런 방식으로 널 안는 것 밖에 못해...
인간의 남자가 어떤 기분으로 자기 여자를 바라보는지, 내가 알게 뭐야. 모른다고, 그런거.
난... 어차피 이것 밖에 안 되는 놈이야.
이렇게 해서라도 널 잡아두고 싶은 거야...
넌 모르겠지...
이런 내 기분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살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