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흰머리를 뽑아준다며 자신 있게 다가갔지만.

막상 가보니 흰머리는커녕 흰빛이 나는 머리카락조차 없었다.



「 없지 - ? 있는 게 더 이상.. 아-!! 」



그래서 그냥 머리카락을 뽑아버렸다.



「 뭐야 지금..? 흰머리 아니지? 숨기지 마! 」



뽑은 머리카락을 급하게 등 뒤로 숨기자,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내 한쪽 손을 잡아당겼다.


물론 그때 빠르게 다른 쪽 손으로 옮겨서 머리카락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 숨기지 마! 」


그는 한 손을 잽싸게 낚아채 손을 벌려내려했지만,

손톱 자국이 날 정도로 꼭 쥔 덕에 곧장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몰아쓴 체력 탓에 금세 지치고 말아서, 결국 뽑은 머리카락이 들통 났다.



" 헤.. "



「 너도 똑같이 뽑아야 공평해. 이리와. 」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서 내게 다가오는 엘런을 급하게 피하니,

엘런은 질세라 도망가는 나를 뒤쫓아왔다.



... 그렇게 운동장 세 바퀴 정도는 거뜬히 뛴 것 같다.





흰머리 뽑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