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째서? 」



그는 어미 잃은 강아지 마냥,

눈을 피하는 내 손을 꼭 붙잡고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넘어가지 않으리라-. 그 손을 뿌리치려 해봤지만,

성인 남자에게 이 정도로는 못 당하는 건지….

잡고 있는 손은 꿈쩍도 안했다.



내가 끝까지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자,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눈을 찡그리더니만,

잡고있던 손을 놓으며 의아한 듯 말했다.



「 그, 어젯밤 때문에? 」




노골적인 이야기를 빙 둘러 꺼내는 엘런의 얼굴이 혼란스러워보인다.


누가 없으니 다행이지- 누구라도 있었으면 완전한 위험 발언….

하는 생각을 하고 의자 뒷 편으로 시선을 옮기니……



[ …저, 저희는 괜찮으니 하던 얘기 마저 하세요. ]




구석자리에서 밀크티를 홀짝이고 있던 신병 몇 명이 얼굴을 붉히며 우리를 바라봤다.

게다가 몇 명은 친한 후배들…! 당황한 듯 베시시 웃는 그들을 보고 말문이 막혀버렸다.


결국 차오르는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그의 손을 덥석 잡아 밖으로 끌고가려 했으나,



" 아-! "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 엄청난 통증이 느껴져 바로 벽에 몸을 기댔다.

이게 모두 다 그 때문이다.

정신줄 놓으면 배려 따위 던져버리는 저 (비속어) 때문에!

체력은 좋아 한 번 물면 안 떨어지는 개처럼 몇 번을 달려든다.

굳이 말하자면 체력이 아니지만……. 아무튼!



말없이 고통스러워 하는 나를 눈치챘는지,

엘런은 다가와 허겁지겁 내 팔을 잡아 들어올렸다.

후배들도 놀랐는지 달려와 나를 부축해왔고.


이렇게 부축 받거나 할 정도로 아픈 건 아닌데….

그냥 단순히….



「 그러니까 훈련도 좀 쉬면서 하라고 했잖아. 말 안들으니까 이러는 거 아냐. 」




아파하는 내게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훈계하는 그에게 귓방망이를 날리고 싶었다.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해?!


후배들에게 이제 괜찮다고 가보라 전하고,

나를 부축하는 엘런을 노려보자,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정말로 어디가 그렇게 아픈 거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 진짜 몰라서 물어? "



화난 눈으로 그에게 말했으나,

또 다시 고개를 갸웃한다. 아는데 모르는 척 하는걸거야….

그래,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설마 그걸 모르겠어?




「 …미안, 진짜 모르겠어. 」




식은땀 까지 흘리며 아파하는 내 머리를 매만지던 그.

하지만 끝까지 이유는 모르겠단다.



" 너 때문이잖아, 이 바보야! "



고통 때문에 감정은 더 격해지고, 그에게 너무 화가나서 될대로 되라! 하고 말해버렸다.



" 살살 한다고 꼬드겨 놓고 어제만 몇 번을 했는지 알아?

그것 때문에 허리 뼈가 으스러진 것 같다고! "



「 잠깐만, 브리아나…! 」



" 할 얘기 많거든! 너 나 잠들고 나서도……. 아르민…? "



아르민「 …어. 그게……. 점심 먹으라고…. 」




모두 들은 듯 새빨개져 있는 아르민을 멍하게 바라보던 나와 엘런은,

이내 식당 쪽으로 빠르게 뛰어가버린 아르민을 잡아 해명하려 사투를 벌였다.


엘런이 한 해명은 "씨름…! 씨름 했던 걸 말하던 거였어!"였지만…….

당연히 믿을 리가 없는 아르민은 "으응-"하고 식당으로 빠르게 걸어가버렸다.



변명 하나도 제대로 선택 못하는 너란 남자….

아르민 얼굴은 어떻게 봐…?


♥너 따위 정말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