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병대에 놀러가겠다고 말한 뒤 함선을 나온 나는 바로 지구의 상가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맛있는 것도 먹고 카무이와 아부토 씨에게 줄 선물도 잔뜩 샀다. 우연이었지만 특별한 것도 얻었다. 적어도 세 시간 동안은 그간의 우울함과 지루함을 싹 다 날려버릴 정도로 즐거웠다. 그래, 세 시간 동안은.
내 일탈은 세 시간 만에 끝이 났다. 내가 사라진 건 어떻게 알았는지 카무이는 오에도마트에서 나오는 나를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찾으러 꽤 많은 이들이 투입됐는지 7사단은 물론 다른 사단의 천인들도 간간히 보였고 반사이님과 마타코님을 비롯한 귀병대 사람들도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길로 함선으로 돌아와야 했다.
돌아오는 내내 카무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이것저것 얘기하던 카무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날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함선의 내 방으로 들어오기 전 반사이님이 "신스케 공도 화가 많이 나셨소"라고 귀띔해준 것도 공포심을 더하는데 한몫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카무이는 침대에 걸터앉았고 나는 지은 죄가 있기에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급하게 숨긴 옷 안이 갑갑한지 그것이 품속에서 보채듯 움직이기에 쓰다듬어 달래보았으나 나가기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카무이도 보았는지 뭔가 말하려던 것을 멈추고 의아한 눈으로 내 배를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