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난 카무이의 낯짝은 멀리서도 태가 날 만큼 굉장히 시무룩했다.
등 뒤로 십수 명의 부하들을 줄줄이 달고 배에서 내린 그는, 매끈한 얼굴을 축 늘어트린 채 괜스레 선박 주위를 서성서성 맴돌다가 그대로 훌쩍 배 안으로 들어섰다가, 제독씩이나 되는 신분으로 한낱 부단장에게 덜미를 잡혀 다시 배 밖으로 질질 끌려 나오기를 대략 서너 회가량 반복했다.
실랑이는 거셌다.
어지간히도 급한 용무인 건지 다림질도 안 된 제복을 옆구리에 낀 그들의 나이 든 부단장이 흡사 말 안 듣는 아들내미 달래듯 카무이를 어르고 달래며 제발 좀 갑세 사정사정하는 소리가 이곳까지 들렸다. 신스케는 대통 안에 수북이 쌓인 잿가루를 발 밑으로 탈탈 떨쳐내었다. 제 잘난 맛에 인생을 사는 듯하던 잘나디 잘난 사내가 저러고 앉아있으니 그 모습이 우습기는커녕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멀리서도 또렷한 벽안이 감실 감실 시도 때도 없이 배 안을 흘긋 거린다.
노장의 손에 이끌려 하는 수 없이 선착장을 떠나던 카무이의 마지막은 신스케의 눈엔 그저 파멸한 제 스승의 과업을 그대로 뒤따르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질 않았다.
카무이의 미련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부하들을 애먹여서, 부두에서 그의 그림자가 완벽히 사라질 즘엔 중천이던 해가 수평선을 향해 뉘엿뉘엿 기울어지는 중에 있었다.
ㅡ어디, 그 스승의 그 제자가 과연 얼마나 대단한 태양을 발견했을지.
조소 섞인 기대감을 가지고 신스케가 드디어 자리에서 발걸음을 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같은 망나니 총독으로서 그는 ‘ 살인귀를 홀린 요시와라의 경국지색 ’ 께 커다란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그녀가 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미모와 얼마나 매혹적인 언동을 가지고 과연 어디까지 자신을 유혹해줄지.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진실을 기다리며 신스케는 두 번째 연초를 담뱃대에 채워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