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들어오랬어. 바보. ”
이마 위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메리 멕베스는 퉁퉁 부은 목소리로 녀석을 나무랐다.
새하얀 시트에 흐드러지듯 수놓아진 금발은 그녀의 기분과는 관계없이 이 순간마저 막연히 찬란하기만 하였다. 거북한 희망의 빛. ㅡ츳. 이래서 꼬맹이들은. 그가 보란 듯 소리를 내어 혀를 끌었다.
“ 어린애처럼 굴지 마, 메리.
네 어리광 들어 줄 사람 오늘은 없어. ”
분명 하나의 성대에서 나오는 동일한 음성일 텐데도 불구하고 이불 안 멕베스는 들어선 안 되는 목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눈에 띄게 숨을 죽였다.
그녀의 칠칠맞은 성격을 대변하듯 시트 밖으로 삐져나와 있던 두 발을 슬그머니 거둬들인 멕베스가 이마까지 덮어 놨던 이불보를 살짝 거둬냈다. 귀퉁이가 접힌 이불 사이로 경계심으로 가늘어진 녹안이 주춤 주춤 자신에게 눈을 맞춰 온다.
“ 블랙은? ”
“ 이제부터 이 몸은 내가 쓸 거야.
네 오빠는 내일 돌려줄게. 아니면 모레나. ”
“ 내일이야. 아님 모레야? ”
“ 나한테 확신을 원하면 곤란하지. 내일이면 어떻고 모레면 또 어때.
너희한테 선택권이 있을 것 같아? ”
……멕베스의 얼굴은 가관이었다.
풍선을 빼앗긴 유치원 생 같기도, 어린 딸을 잃어버린 어머니 같기도 한 그녀의 표정에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요 며칠 제법 성숙하게 군다 했더니 결국은. 속으로 조소한 그가 들고 있던 봉투를 협탁 위에 툭 올려두었다.
“ 네 오빠가 받아 온 거야. 그럼. ”
햄버거는 아마 미지근하게 식어있을 것이다. 조금 전 벤치에 남아있던 그 온기처럼. ……그러나 구겨진 봉투에서 무엇을 본 건지, 내내 겁먹은 새끼 고양이처럼 몸을 움츠리던 멕베스의 눈은 반대로 반짝 반짝 해사한 이채를 떠올리는 것이 아닌가. “ ……좋아해? ” 멕베스가 속삭였다.
“ 당신. ( - ) 을 좋아해? ”
“ ……하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