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자괴감에 입술을 짓이겨 보았지만 일말의 고통조차 느껴지질 않았다. 어찌저찌 앰뷸런스는 불렀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에 그저 그런 병원으로 이송됐다간 약간의 희망조차 걸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ㅡ조금 전이 되서야 겨우 겨우 나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전화기를 붙잡고 한참을 횡설수설하자 나리는 곧바로 집사와 차를 이곳으로 보내준다고 하였다.

“ 걱정 말게, 재프. 대 붕괴 이후 이 도시의 문명은 기하학적으로 발전했어. 그녀는 반드시 살 수 있을 거네. ”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나리? 이 세상에 반드시 라는 건 없단 말이야!

목구멍까지 치민 고함을 삼킬 수 있었던 건 오직 하나, 마주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서럽게 흐느끼는 ( - ) 때문이었다.
거의 반쯤 기절한 가운데 ( - ) 은 죽을 것 같은 얼굴로 아이처럼 울었다.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그녀는 끊길 듯한 신음만 겨우 겨우 흘리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쏟아냈다.

재프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땀과 눈물에 절은 그녀의 창백한 볼을 훔쳤다. 젠장. 이제는 볼마저 차가웠다.
그가 괴롭게 눈을 감았다. 시발 하나님 제발……



“ 재……프, “



사라질 듯한 목소리에 그가 벼락처럼 눈을 떴다.
파르르 경련하는 젖은 속눈썹 사이로 초점이 흐린 검은 눈동자가 재프를 바라 보고 있었다.

Zapp Renfro (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