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대. 용감하지 않아? ”
“ 쥐 주제에 기특하잖아. ” ‘ 어처구니없다 ’ 라는 지구의 말은 아마도 이럴 때에 쓰라고 만들어진 단어일 거다. 저 속담이 진정 이런 상황에 사용하는 속담이던가? 지구인들의 선조가 과연 이런 결과를 바라고 저 속담을 만들었을까. ㅡ하고 싶은 말은 닳도록 많았지만, 아부토는 일부러 말을 아꼈다. 숨을 들이 켜고 내쉬는 일렬의 행동조차 각별히 주의에 주의를 거듭했다. 일이 뒤집혀도 아주 제대로 뒤집힌 탓이었다.
48분 52초.
외딴 별의 대사관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 버리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단언컨대 카무이는 아부토가 아는 야토족 중 첫 번째로 사납고 저돌적인 남자였다. “ 그런데 말이야. ”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피에 흠뻑 절어 버린 양손을 가볍게 스트레칭 한 카무이가 유쾌한 얼굴로 말했다.
“ 내 귀여운 쥐는 용감하고 기특한데다 상냥하기까지 해서, 같잖은 천인한테 괴롭힘당하고도 물기는커녕 화 한 번 안 낸 거 같던데.
직접 겪어보니까 어때? 그 애, 무지 사랑스럽지 않아? ”
가느스름한 눈동자 아래로 여린 그림자가 생겨났다. 아부토는 그것의 이름을 알았다. 본능. 맹수 같은 사내의, 영혼에서부터 우러나는 타고난 본능.
철근 같은 다리가 미련 없이 날아 죽어가는 이의 늑골을 부수고 단숨에 폐부를 찌그러트렸다. 흐으응.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로 카무이가 갸릉거렸다.
“ 그러니까 제발 까불지 좀 말아주라.
걜 궁지로 내몰 수 있는 건 이 우주에 나 혼자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