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ㅡ…., 그러니까 그게요,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요? 그렇게 웃긴 사람은 아니잖아요. 당신이. ”
예상치 못한 담백한 거절이 카무이를 덮쳤다.
내심 ‘ 그래요 ’ 나 ‘ 싫어요 ’ 같은 무난한 선택지를 예상했던 카무이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그저 예사롭기만 한 아이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흡사 오지선다 문제에서 주관식 논술 답변을 받은 듯한 배신감마저 들었다.
근데 그래서 그게 나쁜 기분이었냐고 하면, 카무이는 이 애를 안 이례에 가장 좋아했다.
얼굴만 예쁜 줄 알았는데 머리도 좋고 말에 재치까지 있다고 카무이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 ……그렇게 안 보였는데. 혹시 개그맨이었어요? ”
왜 이렇게 좋아해요? 실실거리는 카무이를 보며 아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쟤가 왜 저렇게 좋아하지? 하는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
저 눈썹이 저런 식으로도 찌푸려지는 구나.
좋은 거 알아간다며 카무이가 또 저 혼자 실실 쪼개기 시작했다.
가타부타 말이 없는 이 상황에도 아이는 착하게도 어이 없어 하기 보다는 얕은 불안감을 먼저 내보였다.
아이의 풍성한 속눈썹이 곤란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슬며시 아래로 떨어졌다.
초조해하는 모습이, 꼭 날개짓에 지친 나비 모양이다.
“ ……진짜 개그맨이세요? ”
“ 하하. ”
점점 더 정중해져 가는 말투에 카무이는 그만 진심으로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
이야, 진짜…. 이젠 정말 어쩔 수 없겠다고, 그가 언뜻 푸념처럼 말했다.
“ 글쎄ㅡ…, 그러니까 제독이래두 그러네. ”
카무이가 다시 이 도시를 찾은 건 그로부터 한 달 뒤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