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저씨는 아부토. 일단은 하루사메 7사단의 부단장이야.
나랑 자주 다녀서 알아 두면 좋긴 한데, 하지만 인사는 꼬박꼬박 안 해도 돼. 굳이 사이좋게 지낼 필요도 없구♪ ”
“ 부…, 부 단장이올시다ㅡ. ”
어제의 중구난방 했던 자기소개보다 훨씬 더 아리송한 소개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구부정한 허리를 차마 다 피지 못한 남자ㅡ, 아부토 씨가 식은땀을 흘리며 힘겹게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제 아들 뻘 되는 카무이에게 꼼짝 못하는 아부토 씨는 뭐랄까 좀…….
안 이던 밖 이던, 사회는 아직 평등하지 못하구나.
아픔마저 묻어나는 그의 손 인사에 다시 한 번 손을 흔들어 화답을 드렸다.
측은해하는 마음이 드러날세라 애써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놀란 듯 크게 뜨여졌다.
“ 세상에. 아가씨, 웃으니까 인상이. ”
“ ㅡ너 손이 왜 그래? ”
아부토 씨의 말을 끊고 카무이가 경쾌한 음성으로 물었다. 말투 자체는 발랄한데, 목소리도 참 발랄한데, 뭔가 좀 심상한 느낌의 발랄함이었다.
묘한 기류에 어정쩡하게 흔들던 손을 가슴 위로 끌어 당겼다. 카무이의 창공을 닮은 맑은 눈동자가 손에 감긴 붕대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무언가, 콕 짚을 수 없는 위험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은 말을 아끼자.
못들은 척 멈추었던 빗질을 재계했다.
“ 에엑. 아부토한텐 인사도 두 번 이나 해 줬음서, 난 무시하는 거야? 너무하네~ 난 그냥 너 상처가 아파보여서 괜찮은가 하고 물어 본 건데….
대답해주기 어려운 건가 봐? ”
‘ 그래서 왜 그런 건데? 어쩌다 그런 건데? 응? ’
유약한 얼굴을 한 주제에 카무이는 보기와 달리 제법 끈질겼다.
열 댓 번의 추궁 끝에 보다 못한 아부토 씨가 쩔쩔매며 “ 그만 해, 단장. ” 하고 옆에서 그를 타일렀다. 그의 눈썹이 조금 전 ‘ 어디서 개가 짓나? ’ 할 때 처럼 찌푸려지며 다시 한 번 아부토 씨를 흘겼다.
“ 죽을래, 아부토? 나 단장 아니거든? 제독이거든?
그치? ”
확인을 바라는 듯한 마지막 말은, 분명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