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 빌려 가신 확성기는 잘 써 보셨습니까? ”



서글서글한 것이 언뜻 조카를 달래는 삼촌 같다.
제법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을 한 헨페이타가 마치 어딘 가의 신사처럼 가볍게 목례 했다.

오늘 낮, 우연한 기회에 신스케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낼 수 있는 확성기를 보게 된 아이는 평소와 달리 지대한 호기심을 얼굴 가득 표출시켰다. ㅡ그리고 빌려갔다, 사상 초유의 발명품을. 무려 신스케가 함께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이야 뭐, 이미 화려한 전적을 지닌 경력자이니 상관없다 쳐도 설마하니 신스케 본인을 옆에 두고 그 확성기를 빌려가다니. 눈치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멧돼지 녀 마타코는 아이의 그런 점을 무척 싫어하는 것 같았지만, 헨페이타는 좀 달랐다. 오히려 그는 아이의 그 점을 꽤나 높게 평가했다. 귀병대 전체를 생각하면 마냥 둘 수만은 없는 여자였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서, 타카스기 신스케라는 남자와 그녀는 결코 나쁘지 않은 조합을 이뤘다. 괜히 7사단이 불면 날아갈까 만지면 꺼질까 싸고도는 게 아니라는 거지.



헨페이타는 지성적인 남자지만 그 이전에 페미니스트이고 나름대로 순정파였다.
조금 싱숭해진 그가 애써 화제를 이어갔다.



“ 오늘 저녁에 있을 오에도 청소년 육성 조례 개정안 반대 서명 운동에 그 확성기를 쓰려고 합니다만. 혹시 지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

“ 그게 저어……. ”

“ 네? ”

“ 그, 신스케 님이 엄청난 얼굴로, 확성기를 저기 저 창 밖으로ㅡ…. ”



“ 던져버리셨는데요, 조금 전에…. ”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이가 대답했다.
헨페이타의 낯빛이 금세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 내, 내 오에도 청소년 육성 조례 개정안 반대 서명 운동이!!! ”



역시. 귀병대 전체를 위해서라도 절대로 마냥 둘 수 없는 여자다.
끝끝내 헨페이타는 서명 운동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 신스케 성대모사 확성기 로 장난친다2